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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CEO

은행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나면서 쓴 시



    이 침묵의 땅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오늘의 풍경은

    모두 낯설기만 합니다.


    날마다 얼굴 마주했던

    사람 사람들……

    손때묻은 책상과 펜, 서류 뭉치

    한 몸이던 단말기

    그리고 해보다 눈부시던 우리의 미소

    이 모두를 하늘에 걸어 두고

    우린 돌아서야 합니다.


    정녕 내 땅에서 떠나야 합니다.


    인생은 짧은 여름밤의 꿈이라

    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고 싶었던 날들


    무거워라, 해 아래 사는 일

    당신을 향해 말하고 싶은 몇 마디

    왜 이리 목울음이 잠기는지

    밀쳐 놨던 세상의 언어로 나 여기 있소,

    나 여기 살아 있소


    천둥 같은

    으뜸의 소리 외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