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손관승
- /이명원 기자
그때 괴테가 떠올랐다. 독일 문호 괴테는 여행기 '이탈리아 기행'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새벽 3시, 아무도 모르게 칼스바트를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괴테가 훌쩍 떠난 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명성을 얻고 바이마르 공국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시기였다. 잘나가는 시절이었지만 창조적 에너지는 고갈되고 있었다.
손씨는 '이탈리아 기행' 책 한 권을 들고 괴테의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대학과 기업에서 자리를 주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 일을 못할 것 같았어요. 정신적·육체적으로 고갈된 '번 아웃(burn out)' 상태였어요." 최근 출간한 '괴테와 함께 한 이탈리아 여행'(새녘)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직장 생활,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었다.'
손씨는 괴테처럼 칼스바트 강가와 보헤미아 숲을 거닐고 피렌체와 로마를 여행했다. 나폴리 고속도로에선 렌터카 타이어가 펑크 났다. 태어나서 처음 바퀴를 갈아끼우며 깨달았다. 은퇴를 뜻하는 영어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를 바꾸는 '리타이어(re-tire)'라고. 인생의 타이어를 다시 끼우면 된다고.
괴테는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라고 적었다. '파우스트' 같은 대작은 여행 이후 나왔다. 괴테와 비슷한 시기 조선 지식인 박지원도 로마와 같은 북위 40도 '열하(熱河)'를 다녀와 '열하일기'를 썼다. 두 지식인 모두 여행을 통해 새로 태어났다. 저자도 '번 아웃'을 치유했을까. "지금은 어떤 배역이라도 감사하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손씨는 "스스로 걸어온 발밑에서 위기를 극복할 힘이 나온다. 그동안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자산 삼아 여행하며 책을 쓰고 강연 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작업은 '그림 형제와 함께 하는 동화(童話) 여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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