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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대화기술

“자녀 마음의 문 열려면 부모 말투부터 바꿔라”

 

“자녀 마음의 문 열려면 부모 말투부터 바꿔라”

 

아날로그세대 부모·M세대 자녀 소통 장해 극복하려면… “자녀 마음의 문 열려면 부모 말투부터 바꿔라”

“앞서가면서 이끌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재촉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같이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충남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15∼17일 펼쳐진 ‘소통캠프’에 중2, 중3 두 아들과 함께 참가한 김아영(43·대전 도마동)씨는 이번 캠프 활동을 통해 부모관이 바뀌었다고 했다. 김씨는 또 “아이와 얘기를 할 때는 눈을 맞추고 끝까지 들은 다음 공감해줘야 한다는 소통 방법도 익혔다”고 자랑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최한 이 캠프에는 34명의 학부모를 비롯해 교사 32명, 초·중·고생 78명이 참여했다.

이번 캠프를 이끈 초은연구소 배미화 소장은 “자녀와 함께 캠프에 참가한 부모들 대부분이 우리 아이를 변하게 하기 위해 왔다고 했지만 캠프를 마칠 때는 김씨처럼 부모가 변해야겠다고 말했다”면서 자녀와의 소통을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라고 해도 부모와 자녀는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 성격 경험 정보 등이 달라서 소통이 저절로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초고속정보화 시대에 태어나 생활하고 있는 M세대(Media Generation)인 요즘 청소년들과 아날로그 세대인 부모 사이에는 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캠프를 마친 배 소장과 지난 17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자녀와의 소통방법을 알아봤다.

배 소장은 자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가정이라면 우선 자녀와의 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되돌아볼 것을 권했다. 가령 친지들이 모인 지난 설날 자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너는 어른 앞에서 태도가 그게 뭐냐?” 이렇게 지적과 비난이 담긴 말을 했다면 자녀는 얼굴을 찡그린 채 제 방으로 쏙 들어가버렸을 것이다. 그럼 또 그 등에 대고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저것봐! 엄마 말하는데… 도대체 대화가 안된다니까!” 이쯤에서 ‘어! 우리 집 얘기네’ 싶어 얼굴 붉히는 부모들 적지 않을 터이다.

배 소장은 “비난, 위협 등 부정적인 대화나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의 이야기만 하는 독백투의 말은 자녀의 말문은 물론 마음의 문까지 닫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부모라는 지위의 힘으로 누르려고 할 때, 지적과 충고만 하고 해답을 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할 때,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 하지 않을 때 부모와 자식 사이는 불통이 된다.

배 소장은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부모의 입장을 공감, 수용, 칭찬, 인정, 격려 등의 방법을 통해 전하는 긍정적인 대화를 하게 되면 자녀와의 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부모의 삶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 설에 어른들 앞에서 네가 단정한 모습을 보였으면 엄마는 기뻤을 거야!” 이렇게 말했다면 자녀는 상황을 설명할 것이다.“아, 그때 옷을 갈아 입으려고 했는데 손님들이 먼저 오셨어요.” 그러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랬구나. 네가 옷을 미처 갈아입기 전에 오신거구나. 그래 네가 그럴리가 없지.” 이렇게 공감을 해주면 된다.

말은 습관이다. 부모가 부정적인 어투에 길들여져 있다면 긍정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평소 자녀와의 부정적인 대화 내용을 노트에 적어 보고, 이를 긍정적인 대화로 바꿔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 소장은 “2박3일 소통캠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진행했던 것 중 하나가 듣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었다면서 대화기술의 첫번째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자녀의 말을 귀로뿐만 아니라 입과 온몸으로 들어 주라”고 당부했다. 입으로 듣는 것은 자녀가 한 이야기를 한번 되풀이해주거나, 간단히 요약해서 되받아주거나, 자녀가 하고자 한 이야기를 부모가 느낀 대로 자기식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다. 자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가 열심히 듣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화 내용에 공감하는 표정을 지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배 소장은 “부모가 긍정적인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아이가 마음 문을 열지 않을 때는 아이가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아보고 이를 대화의 시작점으로 삼아보라”고 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아들과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대화를 하기 위해 아들이 하는 게임을 익혀서 도전장을 냈던 사례를 배 소장은 들려 줬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부자는 말문을 텄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게 됐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