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골프 2011-05-11
NYT 보도에 골프계 '시끌'…전문가 "골프 정신에 위배"
'똑바로 날아가는 공이 있다?'
뉴욕타임스가 11일(한국시간) 슬라이스를 방지하고 똑바로 날아가도록 고안한 비공인구 '폴라라 골프볼'(사진)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희소식이 됐다. 이미 3년 전부터 이 볼을 국내로 수입하고 있던 ㈜메디메트에는 이날 볼을 구입하려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 볼의 원리는 이렇다. 볼의 겉표면에는 오목하게 파인 딤플이 있는데 '폴라라 볼'은 볼의 '적도(equator)' 부근에 있는 딤플과 딤플 사이에 자그마한 딤플을 추가한 것.딤플은 공기 저항을 줄여 더 멀리 날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볼의 중앙에 딤플을 추가함으로써 공기 저항을 더 분산시켜 직진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 볼이 처음 나온 것은 1977년이었다. 당시에는 공인구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프로들도 사용했다. 3년쯤 지나자 기존의 볼 제조회사들이 제동을 걸었다. 폴라라 볼은 일반적인 모양과 다른 기능성 볼이어서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85년 판결에서 폴라라 볼은 패소했고 비공인구가 됐다. 이 재판으로 볼의 딤플이 일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겨났다. 폴라라 볼은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가 2005년 재생산됐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볼은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볼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나온 볼은 지난 연말에 나온 3피스(얼티미티드 스트레이트)로 국내에는 오는 8월이나 9월께 판매될 예정이다. 현재 시판 중인 3피스는 G마켓과 옥션에서 5만원,2피스는 3만8000원 선이다.
전문가들은 '폴라라 볼'에 대해 부정적이다. 미국 PGA 클래스A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태희 프로(46)는 "초보자들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드로구질을 치거나 고의적으로 페이드 구질을 치는 골퍼들에게는 맞지 않다. 슬라이스를 방지하려면 궁극적으로 볼을 작고 무겁게 만들어 공기저항을 최소화시키면 된다. 그런 식으로 공이나 클럽을 바꾸기 시작하면 기본적인 골프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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