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탄생, 자비와 희생을 상징해 2008년 06월 13일(금)
중국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내용이다. “吹之恐飛 執之恐陷, 취지공비 집지공함”으로 “불면은 날아갈까 걱정하고 잡으면 꺼질까 걱정된다”는 말이다. 가냘픈 자태로 꺼질 듯 말 듯 약한 불꽃을 피우는 양초의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힌다. 살신성인(殺身成仁)으로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촛불의 헌신적인 행동은 오랫동안 희생과 봉사의 상징이 되어왔다. 또 약한 바람에도 꺼지는 그 불빛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거룩한 수호와 보살핌의 유래가 되었다. 또한 새로 태어나는 생명의 상징이 되었다. 이렇듯 촛불은 사악함에 맞서는 희망이요 상징이다. 또 가장 나약하지만 모이면 크나큰 밝은 빛을 선사하는 존재다. 아마도 촛불을 둘러싼 의미만큼 많은 대상도 없을 것이다. 기독교의 성립에 모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불을 숭배하는 고대 페르시아의 배화교(조로아스터교)에서도 불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며 원동력으로 생각한다. 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가운데는 불을 중요한 원소로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사람들은 생일이 되면 양초에 불을 밝혀 생명의 탄생을 찬양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그리고 아픈 사람을 간호할 때는 그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촛불에 담았다. 로마 카톨릭의 성모 마리아의 제단에도 축복과 소망, 감사를 위해 촛불을 밝힌다. 인류에게만 유일한 밤과 어두움의 문화를 만든 것도 양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시간을 재는 양초시계가 등장했다. 살신성인의 의미로는 <등신불>이 대표적
절의 불상 앞에서도 자비와 광명의 불을 밝힌다. 중생의 무명(無明)을 일깨우기 위해 촛불을 켠다. 또 촛불과 함께 향을 사르면서 세상의 번뇌와 더러움이 사라지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몸을 태워 살신성인을 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김동리의 <등신불>이다. 나쁜 짓을 서슴지 않았던 모친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그리고 쫓겨나 거지가 되고 문둥병에 걸린 여동생과 남동생을 위해 스님이 된 주인공이 자신의 몸을 태워 부처에게 공양하는 내용이다. 그리고는 등신불이 된다. 몸이 불에 타오를 때 갑자기 천둥과 비가 내리며, 정신 이상자가 된 모친이 제 정신을 되찾고 동생 두 명이 갑자기 문둥병이 씻은 듯이 낫는 마지막 장면은 미국 영화 <벤허>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양초는 원래 서양에서 들어온 불이라는 뜻에서 양촉(洋燭)으로 썼다. 인간의 문명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 기원이나 유래가 분명하지 않다. 19세기 이전까지 양초는 대개 소고기에서 나오는 소기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밀랍이나 파라핀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적당한 온도에서 잘 녹는 가연성 고체이기 때문이다. 양초 심지에 불을 붙으면 양초가 녹고 기화된다.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타면서 불꽃을 만든다. 불꽃이 계속되는 것은 녹아서 액체가 된 양초가 모세관현상에 의해 심지를 따라 계속 올라가기 때문이다. 쇠고기와 양 기름에서 시작돼
19세기 초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민한 미국인들은 쇠고기 기름으로 양초를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해서 원주민 인디언들을 사로잡고 노예로 부렸다. 나중에 아프리카 흑인들도 노예를 썼는데 이는 목화재배를 위해서다. 미국 노예의 역사는 양초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테아린 양초와 파라핀양초가 발명되자 오늘날 유백색의 아름답고 밝은 양초를 기계적으로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 장본인이 바로 미국의 대표적인 발명가 조셉 모르간(Joseph Morgan)이다. 그는 실린더를 이용해 기름을 고체로 만들고, 심지를 박는 일련의 양초제조과정을 모두 기계화 하는데 성공했다. 에디슨 전등발명 후에도 여전히 수요가 많아 에디슨이 전등을 만들자 양초산업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종교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각종 의식에서 그 수요는 대단하다. 촛불은 여전히 희생과 봉사 겸허함의 상징으로, 그리고 새로운 생명의 시작으로 애용되고 있다. 또 촛불로 인한 화재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가정에서 일어나는 미국의 화재사건 가운데 1위가 누전이나 가스누출이 아니라 촛불이다. 의식이나 파티에 취한 나머지 촛불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절이나 외국의 성당의 화재들도 촛불에 의한 경우가 많다. 촛불을 잘못 관리한 나머지 귀중한 문화재들이 소실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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