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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복잡계이론'이 주는 조직관리의 지혜

 

1. 자연과학에서 중요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와 설명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질서와 규칙성이라는 관점에서 세계를 예측 가능하다고 보고, 정해진
방식으로 설명하려 했다.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에 따라 세계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질서정연한 원인은 질서정연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2. 그러나 이제 과학자들은 무질서와 불규칙성의 창조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세계가 창발적이고도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갖는 자기조직적인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다. 아직도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무질서가 질서로,
다시 질서가 무질서로 변화하는 순환적인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관한 단순한 관점이 복잡하고도 역설적인 관점에 의해 대치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과학을 비선형 역학(non-linear dynamics) 혹은
복잡계이론(complexity theory)이라고 한다.


3. 혼돈의 일반적인 의미는 절대적이고 총체적인 혼동, 혼란, 무자비성을 뜻한다.
    그러나 과학적인 의미의 혼돈이라 질서와 무질서, 규칙성과 불규칙성, 불규칙 속에
광범위한 형태의 범주를 갖는 일정한 패턴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혹은 끝없는 개인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전형성을 의미한다. 구름을 보면 과학자들이 의미하는 혼돈적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사에서 그러한 혼돈의 존재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사는 항상 반복하지만 결코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는 않는 점도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4. 조직이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하거나, 적극적으로 환경을 조작하거나,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종전 조직관리론의 대전제는 질서정연함 속의 질서(order in the orderliness),

즉 분석 가능한 환경을 상정하는 균형 모형의 경우에만 타당하다.

혼돈으로부터의 질서(order out of chaos), 즉 분석 불가능성을 상정하는 비균형 모형의 경우에는

변화나 갈등을 인정해야 한다. 환경이 분석 가능한 경우에만 계획적 변화가 가능하다.

환경이 급변하는 경우 제한적 인지 능력을 극복하거나 체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문제 해결책을 정형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이러한 정형화는 하나의 흐름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균형 모델은 체제의 균형을 파괴할 우려가 있는 변화를 위기로 인식하지만,

비균형 모델에서는 자기혁신의 기회로 삼는다.

위기란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함축하기 때문이다.
리이퍼(Leifer, 1989)의 연구에 의하면 환경에서 위기가 증가함에 따라 환경의 분석 가능성이 떨어지고 항상성의 유지 자체가 곤란해지는 분기점(bifurcation point)에 이르면, 균형 모형은 이를 체제가 직면한 위험으로 본다.

자기조직화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위기 상황은 조직으로 하여금 요동을 통한 새로운 동태적 질서

(new dynamic order through fluctuations)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5. 조직의 활동에 있어서 요동(fluctuations)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요동의 종류는 상당히 많다.

중소기업의 경우 가장 알기 쉬운 것은 자금의 요동이지만 조직의 변화, 변이, 혼동과 혼란, 긴장 등도

요동이라 할 수 있다.

좀더 본질적으로 다양성과 불안정성, 애매성 등도 요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

6.요동은 조직전략에도 활용된다.

  성공한 사업은 대부분 그러한 조직전략에서 나왔다. 특히 일본 대기업의 다각화 전략은 대개 요동을 매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토리가 맥주 사업이라는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 것은 위스키 시장에서 매우 안정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조직에 이완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종의 분기점에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깨기 위해 맥주 사업을 시작했다.

위스키만 팔아서는 조직에 활력도 생기지 않고 새로운 정보도 창조할 수 없었다.

위스키의 기술이나 맥주의 기술에는 공통된 메리트가 있다.  

전에 산토리는 포트와인의 매상이 절정기에 올랐을 때 위스키 시장에 진출하여 성공했다.

결국 맥주 사업도 산토리의 영역에 꼭 들어맞는 사업이었다.

사업의 생성 논리에서 봐도 타당한 방법이었다.


-출처: 최창현, <복잡계로 바라본 조직관리>,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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