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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가 가져온 비애…‘퓨리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
그 흔한 김씨
2021. 6. 22. 09:31

[시리즈 칼럼] 고전회화는 사람의 내면에 무엇을 남기는가
2021년 6월 20일
삶에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가 받은 고통의 대가를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윌리엄-아돌프 부게로(William-Adolphe Bouguereau)의 작품 ‘퓨리스에게 쫓기는 오레스테스(Orestes Pursued by the Furies)’를 감상하다 보면 복수보다 용서가 왜 더 좋은 것인지, 시각적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의 복수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오레스테스는 트로이 전쟁 중에 그리스인들을 이끌었던 영웅 아가멤논 왕의 아들이었다.
아가멤논은 스파르타의 왕이었던 틴타레오스의 딸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결혼해 슬하에 세 딸과 아들 오레스테스를 두었다.
그러나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성한 사슴 한 마리를 죽인 데다가, 그가 그녀보다 더 훌륭한 사냥꾼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사게 됐다.
아르테미스를 달래기 위해 그는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했다. 이에 대해 신화는 두 가지 다른 결과를 전하고 있는데, 하나는 아르테미스가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히 여겨 마지막 순간에 그녀 대신 사슴을 바치게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가멤논이 아직 어린아이였던 딸을 잔인하게 희생시켰다는 것이다.
딸을 희생시킨 아가멤논에게 이번엔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분노가 따랐다. 그녀는 남편이 토로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남편의 사촌인 아이기스토스와 밀통했다. 그리고 아가멤논이 돌아오면 죽이기로 공모했다.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는 그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당시 어린아이였던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는 그 끔찍한 일을 겪으며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어머니와 아이기스토스를 죽이겠다고 맹세했다.
8년 후, 성인이 된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그녀의 정부를 둘 다 죽였다. 그러나 모친을 살해한 죗값으로 그는 지하 세계의 여신이자 사악함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퓨리스들에 의해 시달리는 운명에 처했다.
세 명의 퓨리스 여신들은 주로 ‘멈추지 않는 분노’, ‘살인의 복수자’, ‘질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렇다. 오레스테스의 복수는 결코 그를 자유롭게 만들지 못했다. 그는 복수 후에 퓨리스들의 분노와 시달림으로 오히려 더 비참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