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_갈라디아서 5:24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_갈라디아서 2:40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전과 같이 이제도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_빌립보서 1:20
† 내용
1984년, 나는 군목으로 임관하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습니다.
그런데 장교 훈련을 받다가 그만 고관절 부위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국군통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응급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군의관은 엑스레이 사진을 살펴보더니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완벽하게 치료하기는 어려워
아마도 십중팔구 다리를 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장애인이 되다니, 나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급하게 다음날로 수술 스케줄이 잡혔습니다.
나 역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부모님과 아내에게는 연락을 해야겠는데, 마땅히 연락을 부탁할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또 연락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당장 내일 아침이면 수술인데….
수술 준비를 마친 의료진과 위생병이 나가고,
나는 수술 대기실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하나님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 나는 큰 소리로 하나님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무 응답이 없으셨습니다.
나는 다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
이렇게 세 번 하나님을 불렀습니다.
‘아, 아무 대답이 없으시다니….’
순간 나는 속에서 뜨거운 게 확 치밀어 오르며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너무나 비참했습니다.
내가 다리를 절게 되었다는 사실이 비참한 게 아닙니다.
‘아, 내가 엉터리 목사였구나!’라는 사실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설교도 열심히 하고 3대째 목사요
사람들로부터 “훌륭하다”, “모범적이다”라는 칭찬을 들어온 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가 그 순간 하나님을 어떻게 찾는지도,
어떻게 해야 응답을 받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나는 너무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문득 머릿속에 번개처럼 떠오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나는 군 선교를 위해 군목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 진정한 동기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병생활보다 장교생활이 더 편해 보여서 지원한 것입니다.
또 군목의 특권으로 목사 안수도 일찍 받고,
제대하여 유학도 다녀오고,
나중에 큰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 그 당시 나의 꿈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의 종이라고 하면서
사실 내 안에는 하나님을 이용해서 성공해보려는 교활한 야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내 안에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세상에 있는 모든 더러운 것들이 다 들어 있음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요일 2:16)
그날 밤 하나님께서 내 깊숙한 속까지 샅샅이 드러내 보여주실 때,
나는 밤새 얼마나 울며 회개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보고 계신 것은 모르고 사람의 눈에 안 보이면 죄가 아닌 줄 알았습니다.
새벽녘이 되자 나는 내가 당한 사고가 사고가 아니라 은혜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이 모습 그대로 어떻게 목사가 될 수 있을까?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으니까 하나님께서 내 다리를 치셨구나!’
그때 나는 비로소 진짜 나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깊게 뿌리 박힌 죄를 어찌할지,
주님의 십자가 보혈의 능력으로 나를 씻어주시기를 간구하면서
그 새벽에 나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너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 (엡 2:1)
그러자 다리를 절지 않도록 고쳐달라던 나의 기도제목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님, 이 오른쪽 다리를 하나님께 바치겠습니다.”
사지가 멀쩡하면 또다시 내 야망대로 살 테니
차라리 하나님을 위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이제 진짜 하나님의 종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는 곳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감당하다가
하나님 앞에 갔을 때,‘나의 종아, 수고했다!’ 이 말씀 한 마디만 해주시면
저는 원이 없겠어요.”
그렇게 하나님 앞에 오른쪽 다리를 바치겠다고 고백하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때 흘린 눈물은 두렵고 비참해서 흘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나는 분명히 느꼈습니다.
‘내 인생이 바뀌고 있구나! 지금까지는 내 마음대로 살았는데,
이제부터는 진짜 하나님의 종이 되는 것이다!’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감사하게도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그 후 두 번의 추가 수술 끝에 나는 온전히 치유되어 다리도 절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다리가 지금까지 약간의 일기예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감사합니다.
그 흉터를 보고 만질 때마다 하나님 앞에 결단하고 주님을 바라보았던
그때를 떠올리게 되니 정말 복된 흉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 유기성,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 기도
하나님.
내 삶 가운데 하나님을 이용해서 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했던
내 안에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의 모습이 있다면
이 시간 깨닫게 하옵소서.
나의 정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고
진정한 주의 자녀, 주의 일꾼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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